우주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자주 듣는 말 중 하나가
“우주는 진공 상태다”, “우주에는 공기가 없다”는 표현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해지죠.
공기가 없다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일까요?
그리고 그건 우리에게 어떤 차이를 만들어낼까요?
우리가 숨 쉬는 공기란 무엇일까요?
먼저, ‘공기’라는 건 지구를 둘러싼 대기를 말합니다.
우리가 호흡하고, 소리를 듣고, 바람을 느끼는 모든 것은
이 공기라는 투명한 물질 덕분이죠.
공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산소, 질소, 이산화탄소, 수증기 같은 기체 분자들로 이루어진 혼합물입니다.
이런 분자들이 모여 지구 표면을 감싸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우주에는 그런 분자들이 거의 없습니다
지구 대기를 벗어나면, 기체 분자들의 밀도는 급격히 줄어들어요.
높은 산에 올라갈수록 숨이 차는 것도, 공기가 점점 희박해지기 때문이죠.
그리고 대기를 완전히 벗어난 우주 공간은, 말 그대로 거의 아무것도 없는 상태,
즉 ‘진공(眞空, vacuum)’이라고 부릅니다.
물론 완벽한 진공은 아니에요.
우주에도 미세한 입자나 플라스마, 우주먼지, 방사선 등은 존재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공기’라고 부르는 수준의 기체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우주를 "공기가 없다"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공기가 없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공기가 없다는 건 단지 숨을 쉴 수 없다는 의미만이 아닙니다.
우리 일상과는 전혀 다른 물리 환경이 펼쳐지는 것이죠.
1. 소리가 전달되지 않습니다
소리는 공기 같은 매질을 통해 전달되는 파동입니다.
그런데 우주는 거의 완전한 진공 상태이기 때문에
소리 자체가 퍼지지 않습니다.
아무리 큰 폭발이 일어나도,
그 소리를 들을 수는 없는 거죠.
그래서 우주 영화에서 들리는 폭발음은 사실 ‘연출’일 뿐이에요.
2. 숨을 쉴 수 없습니다
말 그대로 산소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특수한 장비 없이는 호흡이 불가능합니다.
우주복 없이 우주 공간에 노출된다면,
몸속 기체들이 팽창하면서 생명에 큰 위협이 생기게 되죠.
3. 기압이 없습니다
지구에서는 공기 자체가 압력을 형성해 우리 몸을 감싸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주에는 그런 기압이 없기 때문에,
액체는 쉽게 기화되고,
체온 조절도 극도로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우주에서는 냉각과 가열이 동시에 일어나기도 해요.
그렇다면 국제우주정거장(ISS) 안에는 공기가 있을까요?
네, 맞습니다.
우주비행사들이 생활하는 공간인 ISS 내부에는
지구와 유사한 대기 조성의 산소와 질소 혼합 기체가 유지되고 있어요.
즉, 그 안에서는 숨을 쉴 수 있고, 소리도 들리고, 물도 흐릅니다.
하지만 그 외부는 바로 진공 상태의 우주입니다.
그래서 항상 두꺼운 우주복이나 특수 장비로 몸을 보호해야 하죠.
“우주에 공기가 없다”는 말은
우주가 얼마나 우리와 다른 환경인지를 알려주는 말입니다.
지구라는 별이, 우리가 숨 쉬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는 건
정말 놀랍고 감사한 일이죠.
밤하늘의 별을 보며,
그 별 사이를 가득 채운 고요하고 무음의 진공을 상상해보세요.
그리고 그 광활한 공간 속에서,
우리가 지금 이렇게 숨 쉬고 있다는 사실도 함께 떠올려보시면 좋겠습니다.